다섯 살의 나는 미술학원에 다녔다. 삐뚤빼뚤이었겠지만 엄마는 첫째가 그린 그림이라 신기하게 보셨을 것이다. 나는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었다. 그때 그린 그림을 보고 엄마는 이러셨다. "다섯 살 때 그린 그림이랑 똑같네." 충격이었다.

글을 쓰면 삽화 하나쯤은 넣고 싶은데 그림 실력이 다섯 살짜리라 엄두도 내지 못했다. 그런데 이젠 시대가 변해 AI가 대신 그려준다. 물론 내가 개떡같이 말하는 걸 AI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그려주는 건 아니라서 여러 번 고쳐야하지만 엄두도 못 낸 처지에 이게 웬 떡인가.

아파트를 그려 달랬더니 감옥을 그려와서 그게 아니라고, ㄷ자형 대신 정면에만 아파트가 있어야하고 1층엔 담도 있어야하지 않겠냐고 실랑이를 거듭하니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온다. 완성된 그림을 글에 붙이고 나는 환하게 웃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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